<번역글>‘국제 데이터 보안’에 대한 중국의 제안

번역자주

미국은 연일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나 틱톡 등 중국 정보기업들을 제재하고 있다. 사실 인류사회가 제4차 산업혁명과 함께 정보화 세계로 한층 나아가고 있는 지금은 데이터 안전문제가 매우 근본적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이즈음에 나온 중국 정부의 국제 데이터 보안 관련한 제안은 나름의 국제 공공재로서의 가치를 갖는 것으로 우리가 음미해볼 만하다.
원제목: 마음이 바르면, <글로벌 데이터 보안 제안>에 동의할 것이다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0-09-08 22:41 (현지시각)

▲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5월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외교정책, 미중 관계 등에 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5월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외교정책, 미중 관계 등에 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화요일(8일) 중국 정부를 대표해 <글로벌 데이터 보안 제안>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8개 방면으로, 모두 세계 각국의 최대 관심사이자 의혹이 존재하는 것들이며, 아울러 개별 국가나 특정 세력이 부정한 방법으로 사건화하고 있는 뜨거운 쟁점들이다.

예를 들어 8개 제안 중 네 번째는 기업은 현지 법률을 준수해야 하고, 각국 정부는 자국 기업에게 해외에서 발생하여 획득한 데이터에 대해 자국 내 저장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다섯 번째는 각국 정부가 기업이나 개인에게서 다른 나라의 데이터를 가져올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일곱 번째는 기업에 제품과 서비스에 백도어를 설치하여 불법적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취득할 수 없도록 요구하는 사항이다. 이들은 각국에게 있어 정보화 시대의 국가안보에 매우 중요한 사항들이다.

주지하다시피 인터넷과 디지털 경제발전이 급격하지만 규칙 수립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데이터 보안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여러 가지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개방적 개념이다. 디지털경제가 인류 전체 경제활동에 대해 갖는 강한 침투성을 감안한다면, 이 문제는 매우 중대할 뿐만 아니라 오독도 발생하기 쉬워 국가와 국가 사이의 의심과 기피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때 중국이 <글로벌 데이터 보안 제안>을 발표하여 이 문제의 긴박성과 전 세계적으로 점점 부각되고 있는 중요성에 호응하였다. 중국은 발전도상에 있는 대국이자 정보기술이 비교적 빠른 국가이며, 동시에 외부로부터 의심을 받은 경험이 있기에 글로벌 데이터 보안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의 중요한 의미를 실감할 수 있다. 오직 이 부분에서 진전이 있어야만 정보기술의 글로벌화 발전이 지속가능함을 잘 알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5G ‘청정 네트워크’ 계획을 제기하면서 통신사업자, 모바일 앱, 앱 스토어, 인터넷 클라우드 서비스, 해저케이블 등 5개 분야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중국 장비와 기술 제품을 전면적으로 제거할 것을 요구하고 또 각국에게도 이를 따라 할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이 정보기술 분야의 규칙상의 결함을 이용해 미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사이버 보안의 틀을 구축하려는 게 분명하다. 때문에 이 ‘청정 네트워크’는 지정학적인 정치적 산물이지 진정한 글로벌 데이터 보안 계획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왕 부장의 8가지 제안은 미국과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맞대응 방안이거나 세계에 던지는 택일형 문제가 아니라, 진정으로 데이터 보안에 대한 고민을 해소하려는 인류 공동행동의 제안이다. 이 제안에는 주도자와 차별받는 자가 없고 패왕 조항도 없으며, 각국이 공동으로 직면한 보안 위험을 정리하고 모든 국가와 기업이 평등하게 준수해야 하는 규칙의 수립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는 나라라면 누구나 8가지 제안에 마음이 움직일 것이다. 그 문제들의 보편성을 인정하며, 그 제안들이 구체적인 국가와 기업에 대한 지향성을 지니고 있지 않음도 알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현재 중•미의 일련의 논쟁은 결국 단계적인 것일 뿐이어서 시간이 흐르면 상황은 변할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 데이터 보안은 장기적인 의의를 갖고 있어서 이 기초를 확고히 다지면 인류 사회는 많은 고민을 줄일 수 있으며, 대량의 문제가 공개적이고 투명한 가운데 충격과 파괴력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미국은 지정학적인 정치 시각을 기술 분야에 대량으로 끌어들였는데, 워싱턴의 입장에서 중국이라는 ‘전략적 경쟁 적수’를 조준한 것이어서 거의 모든 것이 제로섬 사고방식이다. 중국은 그렇지가 않으며, 우리는 더 많은 협력과 공동번영의 공간을 발견하였다. <글로벌 데이터 보안 제안>은 응당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하며,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느냐는 인류 디지털 세계의 안전 여부에 전혀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보기술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터넷 감청은 물론 장비나 서비스에 대한 백도어 설치, 타국 사용자 데이터의 자국 내 서버 저장에 미국이 더 강한 기술 조건과 폭넓은 시장 접근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미국이 다른 나라의 데이터 보안을 존중하는 데 앞장선다면 이는 인류의 디지털 미래에 대한 복음이 될 것이다.

‘조화(和)’는 중국 철학의 정수로, 21세기 중국은 특히 디지털 분야에서 서로 대항하는 것에 반대한다. 만약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세계에 다른 부분들 간의 이음새와 교량은 서로 간의 틈새보다 훨씬 많다. 대항적 사고를 거부하고 소통과 협력을 밀고 나간다면, 우리는 이전에는 감히 믿을 수 없었던 긍정적인 가능성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데이터 보안은 인류가 디지털 세상을 향해 심도 있게 전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그것을 지정학적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기 바라며, 디지털 세상에는 그렇게 지정학 정치가 많지 않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진실된 문제와 진지하게 제시되는 협력의 호혜적 해결방안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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