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의 정치 행보로 본 2020의 북

자강력과 인민대중제일주의의 깃발이 나부끼다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 행보로 본 2020의 북
새해 첫 현지지도는 비료공장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의 폐회와 함께 새해를 시작한 김정은 위원장의 새해 첫 현지지도는 순천린비료공장건설현장이었다. 순천린비료공장은 농업생산을 결정적으로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2017년에 착공을 했고, 2019년 3월부터 공사가 본격화되었다. 김 위원장이 찾은 2020년 1월 6일에는 마무리공사가 한창 진행되던 때였다. 이 공장을 찾은 김 위원장은 “정면돌파전의 첫해인 2020년에 수행할 경제과업들 중에서 당에서 제일 중시하는 대상들 중의 하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해 새해 첫 지도사업으로 이 공사장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5차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을 선포한 후 첫 방문지가 농업생산에서 절실한 비료를 생산하는 공장의 공사현장이었다는 것은 정면돌파전의 목표가 2018년 4월 20일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새롭게 제시한 전략 노선인 ‘사회주의경제건설총력집중노선’의 관철에 있음을 보여준다.

▲ 1월 7일 김정은 위원장이 순천린비료공장을 현지지도히는 모습 [사진 : 조선중앙통신 캡처]

공사가 마무리되어 준공식이 열리는 5월 1일에도 김 위원장은 직접 준공식에 참여하여 준공테이프를 끊었다고 한다. 노동신문은 이 공장의 준공식을 보도하면서 “위대한 정면돌파사상이 안아올린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창조물”이라고 평가했다. “알곡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일 수 있는 돌파구”가 열렸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 역시 “이제는 우리 근로자들이 마음놓고 당이 제시한 알곡고지를 점령하는 데 전심할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린비료생산을 정상화하기 위한 원료보장대책을 철저히 세울데 대한 문제, 통합생산체계를 더욱 완비하며 생산공정을 안정하게 운영할 데 대한 문제, 환경보호사업에 특별한 관심을 돌릴 데 대한 문제를 비롯하여 공장관리운영에서 나서는 과업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자강력을 수단 삼아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구현하려는 의도

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조선노동당의 최고강령을 “온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라고 규정했다. 그 이전에 나온 본인의 또 다른 발표문에서는 “김일성-김정일주의는 본질에 있어서 인민대중제일주의이다”라고 정식화하기도 했다. 결국 조선노동당의 최고강령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온사회에 구현하는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인민대중제일주의는 김위원장이 제시했다는 “모든 것을 인민을 위하여, 모든 것을 인민대중에 의거하여!”, “전당이 위대한 인민을 위하여 멸사복무하자!”라고 구호에 그 의미가 담겨있다. “인민에 대한 믿음을 가장 귀중한 재부로 여기고 모든 문제를 인민대중의 무궁무진한 힘에 의거하여 풀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주의경제건설총력집중노선은 인민대중제일주의가 경제건설 분야에서 표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민이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 사회주의경제건설총력집중노선이다.

김정은 시대에 제시된 또 하나의 화두는 자강력제일주의이다. 북한은 자강력제일주의를 “자체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하여 주체적 력량을 강화하고 자기의 앞길을 개척해나가는 혁명정신”이라고 정의한다. 따라서 자강력제일주의와 인민대중제일주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자강력제일주의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인민대중제일주의는 자강력제일주의가 추구하는 목표이다.

지난 해 말 전원회의에서 제출된 정면돌파전은 자강력제일주의를 무기로 하여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구현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과 조선노동당의 의지가 담긴 결정이었다. 그리고 새해 첫 현지지도로 순천린비료공장을 찾은 것은 국제사회의 도움이 없이도 자체의 힘으로 사회주의경제를 건설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 의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 상황을 현지지도 하는 모습 [사진 : 조선중앙통신 캡처]

수해 현장을 찾아 결정적 대책을 강구

그러나 시련이 닥쳤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예정된 시련이었고, 그것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태세는 이미 구축되어 있었다. 그러나 두 가지 악재가 덧붙여졌다. 코로나바이러스와 큰물피해가 그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북한의 모든 국경을 폐쇄하고 모든 물자 출입을 동결시켰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북한의 경제 건설의 속도를 늦추는 데서 악재가 되었다면, 큰물피해는 북한의 경제를 파괴하는 악재가 되었다. 김 위원장이 연일 수해지역을 찾고, 복구공사를 조직하고, 복구공사현장을 찾은 이유다.

8월 6일에는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큰물피해지역을, 8월 27일 황해남도 태풍피해지역을 방문했으며 9월부터는 피해복구공사현장을 찾았다.

 


▲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6차 정치국회의 [사진 : 노동신문 캡쳐]

여기서 주목해야 할 회의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8월 13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6차 정치국회의이다. 이 회의 이후 노동신문은 “제7기 제16차 정치국회의 사상과 정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 어떤 문제가 토의되고 결정되었던 것일까.

이 회의에는 정치국 회의의 본래 성원인 조선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 그리고 후보위원들 외에도 당중앙위원회 부장, 제1부부장, 부부장들과 내각부총리, 상들, 도당위원장들, 성, 중앙기관 당위원장들, 무력기관지휘성원들, 중앙비상방역지휘부 성원들이 방청하였다. 한 마디로 말해 북한의 당정군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여한 것이었다.

정치국회의에서는 “모든 힘을 집중하여 큰물피해를 빨리 가시고 인민들에게 안정된 생활을 보장할 데 대한 문제”가 주요하게 토의되었다. 전국적으로 3만 9,296정보에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으며 살림집 1만 6,680여세대와 공공건물 630여 동이 침수되고, 수많은 도로와 다리, 철길이 끊어지고 발전소언제가 붕괴되는 등 인민경제 여러 부분에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고되었다. 특히 강원도 김화군, 철원군, 회양군, 창도군과 황해북도 은파군, 장풍군을 비롯한 혹심한 피해지역의 주민들이 소개지에서 생활하면서 커다란 생활상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 보고된다.

이 보고를 들은 김정은 위원장은 “수재민들이 한지에 나앉아 당창건 75돐을 맞이하게 할 수 없다”고 말하고, 특히 “세계적인 악성비루스전파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은 큰물피해와 관련한 그 어떤 외부적 지원도 허용하지 말며 국경을 더욱 철통같이 닫아매고 방역사업을 엄격히 진행”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이 회의 이후 노동신문에 자주 회자되는 “제7기 제16차 정치국회의 사상과 정신”은 바로 인민들의 생활을 당창건 기념일까지 높은 질적 수준에서 보장할 것, 피해복구가 절실하다고 해서 외부에 의존하지 말고 철저히 자강력제일주의에 기초할 것을 제시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속에 담긴 사상과 정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창건 기념일 전에 피해복구를 완성해야 한다는 것은 인민대중제일주의의 표현이다. 결국 “제7기 제16차 정치국회의 사상과 정신” 역시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자강력제일주의였던 것이다.

이 회의 이후 모든 당적 역량과 인민군대의 역량이 피해복구 작업에 동원되었고, 수도인 평양의 당원들까지 수도사단을 조직하기에 이르렀다. 9월 5일 수도당원사단 조직을 평양시 당원들에게 호소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서한에는 절실함이 가득 담겨있다.

“한시도 지체하면 안되는 이 긴박한 상황에서, 더구나 사회의 많은 기본건설력량과 인민군부대들이 이미 강원도와 황해남북도의 피해복구현장들에 전개되여 있는 형편에서 당중앙은 함경남북도의 피해복구를 강력히 지원하는 문제를 다름 아닌 수도의 당원동지들에게 터놓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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