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사는 리재실관리공은 중앙동물원 원숭이관의 고양이원숭이관리공으로 사회생활 첫 걸음을 뗀지 지금 어언 40년이 되었다.
인생의 좋은 시절을 고양이원숭이관리공으로 중앙동물원원숭이관 한 곳에 전념하며 노동과 생활을 하나로 조화시켜 흘린 땀과 성과들이 재어 볼 수도 없으련만 아직도 마음에 차지 않아 일터를 떠나지 못하고 생의 마지막까지 혼신을 다 하겠다는 각오로 보람있는 노동생활문화을 창조해 나가고 있다.

고양이원숭이(일명 고양이여우원숭이)는 세계에서 오직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마다가스카르공화국 마다가스카르섬에만 퍼져있는 종이다. 고양이원숭이는 마다가스카르의 대통령이 선사하여 1970년대 말에 북에 처음 정착하게 되었는데 희귀종으로 번식이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었다.
국제 동물 보호 단체 소속 ‘영장류 전문가 그룹(Primate Specialist Group)’이 개체수와 서식지 및 생존 위협 요소를 연구 종합해서 밝힌 바에 따르면 고양이여우원숭이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멸종하게 될 영장류이다.
그러나 다섯차례에 걸쳐 북에 온 11마리의 고양이원숭이는 지금 7대까지 번식하여 중앙동물원과 전국의 동물원들에 400여마리나 퍼져나갔다. 리재실관리공과 같은 평범한 노동자들의 무수한 헌신의 땀의 결과였다.

리재실여성은 한마리 한마리 각각의 고양이원숭이를 자기 살붙이마냥 여기며 그것들의 식성, 생활방식, 기호까지 헤아리고 보살피며 40년을 한결같이 고양이원숭이들과 함께 해왔다.
지금 고양이원숭이사 주변에는 복숭아, 대추, 살구, 버찌, 감나무를 비롯한 수십그루의 과일나무들과 보리수, 참대, 버드나무 등 온갖 나무들이 푸르르게 설레이는데 이 나무들도 리재실여성과 이곳 관리공들이 수십년세월 해마다 심고 가꾸며 열매를 수확하고 있는 나무들이다.
주로 풀잎과 채소, 갖가지 열매와 곤충을 즐겨 먹는 고양이원숭이들을 위한 지성이 주변의 빈 공터를 비옥하게 만들어 온갖 벌,나비가 날아드는 무성한 과일밭으로 전변시킨 것이다.
리재실관리공은 올해 봄에도 버찌가 열리는 벗나무를 또 여러 그루 심었다.
때로 새내기 관리공들은 과일나무들이 많고 많은데 왜 자꾸 고생을 사서 하는가고 걱정스레 묻기도 한다. 건강하시게 오래오래 자신들과 함께 일터에서 즐겁게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 것이다.
그때면 리재실여성은 “수십년전에 심은 나무들이 있기에 그 열매를 오늘 수확할 수 있는 것이고 오늘 심은 나무가 있어야 앞으로 수십년 후에도 계속 향기로운 열매를 거두어 들일 수 있기 때문이지…”라고 말한다.
소중한 한생이 바쳐진 일터, 그 일터가 앞으로도 영원히 번성하기를 바라는 소박한 그 마음은 새 세대 관리공들의 가슴에 깊은 여운을 주며 훌륭한 본보기로 아름답게 간직된다.
곳곳에 이러한 참 일군들을 보고 배우며 같은 향기를 풍기며 자라나 자신의 일터를 전변시켜가는 여성들을 북에서는 어렵지 않게 도처에서 만나 볼 수 있다고 한다.
글 사진 붓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