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북미이산가족 상봉 촉구 결의안’은 이북 악마화 작업

이영재 재미 코리아반도 평화운동가

 

지난 4월 21일 연방하원 외교위원회는 두 건의 “북미이산가족 상봉 촉구 결의안” (H.R.826, H.Res.294)을 통과시켰다. 이전부터 수 차례 미국 의회에서 발의되었던 북미이산가족 상봉 촉구 결의안을 올해 또다시 하원에서 통과시킨 것이다.

H.Res.294. [출처 - congress.gov / 효과 - 이영재]
H.Res.294. [출처 – congress.gov / 효과 – 이영재]

결의안 하원 통과후 발의·공동발의한 의원들은 미국과 이남 언론에 과시성 인터뷰를 하고, 몇몇 코리안 단체들은 자신들이 일조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만약 필자가 “북미이산가족 상봉 촉구 법안이 통과됐으니 ‘한미이산가족 상봉’도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될 거 같나? 필자에게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냐고 할 것이다.

그럼 이북-미국 간 이산가족 상봉 촉구를 하는 것은 말이 되는가?

지금까지 수 차례 미국 의회 의원들이 “북미이산가족 상봉 촉구 결의안”들을 발의했던 이유는 단 하나 이북 정부가 미국 이산가족들과 이북내 가족들의 상봉을 막는다는 것이다.

그럼, 이북 정부가 진짜 미국-이북 간 이산가족 상봉을 막았는가?

몇 년 전에 뉴욕에 있는 유엔 조선 대표부 참사관이 필자에게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조선은 미국내 이산가족들의 조선 방문 가족 상봉을 막은 적이 없는데 미국 정부와 의회가 거짓선전으로 모략을 하고 있다.”

그 말이 진실일까?

트럼프 정권이 이북여행을 금지하기 한 달 전인 2017년 8월 1일 워싱턴포스트는 “구호활동가들과 코리안아메리칸들이 새 이북여행 규칙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다(Aid workers, Korean Americans voice concern about new North Korea travel rules)”라는 기사에서

“매년 대략 1,000명의 미국인들이 이북을 방문하고 있고 그중 200~500명이 코리안아메리칸인데 대부분이 코리아전쟁때 헤어진 가족들과 상봉하기 위해 이북을 방문하고 있다”고 기사에 쓰고 있다.

이북 정부가 미국-이북간 이산가족 상봉을 막았다면 어떻게 매년 200~500명의 코리안아메리칸 이산가족들이 이북을 방문해 가족들을 만났겠는가?

필자가 사는 도시는 코리안들이 많지 않지만 이북을 방문해 코리아전쟁때 헤어진 가족들을 만난 분이 있어서 그 분이 이북을 방문해 가족들을 만났던 이야기를 상세히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지인들을 통해 미국 다른 지역들에서 이산가족들이 이북을 방문해 가족들을 만났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난 4월 9일 미주민주참여포럼 행사에서 북미이산가족 상봉 결의안의 공동발의자인 브레드 셔먼 하원의원은 “지난 20년동안 남북간 이산가족들은 21차례 만났지만 코리안아메리칸 이산가족들은 단 한 번도 방문 상봉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완전히 거짓이다.

물론 미국-이북 간 이산가족 ‘정부행사’는 한 번도 없었다.
정부 행사가 없었다고 미국-이북 간 이산가족이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은 사실을 완전히 호도하는 것이다.

이남은 이북에 개인방문하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에 정부 간 행사로만 이산가족들이 상봉을 할 수 있는 것이고 미국은 2017년 9월 이전까지는 미국인들의 이북여행을 금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내 이산가족들이 이북을 방문해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을 한 조항도 이행하지 않아 이북과 교류가 단절된 이남에서 실천없는 아이디어만 구상중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이남 이산가족의 이북 개별방문’을 얘기했던 것도 미국의 예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필자가 미국내 이산가족들이 이북을 방문해 가족들을 만나는 것이 미국에서 일본에 여행가는 것만큼 쉬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북과 미국은 적대관계에 있다. 미국이 극렬한 적대정책을 하고 있는 이북에 가족을 만나러 가는 것이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만큼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미국 정부가 이북여행을 금지하기 전까지는 뉴욕 유엔 조선 대표부내 해외동포원호위원회 담당자, 여행사 또는 소위 브로커를 통해 이북내 가족 생사, 소재를 파악해 상봉이 가능했었다.

그럼 왜 미국 정부와 의회는 말도 안되는 미국-이북 이산가족 상봉 촉구를 계속해서 제기하는 것인가?
왜 미국내 이산가족들이 단 한 번도 이북내 가족들을 방문·상봉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

그것은 이북이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지도 못하게 하는 반인륜 악마라고 몰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이 발의한 이산가족 상봉 법안(H.R.826)은 현재 공석인 대북인권특사를 임명해 이북에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자는 것으로 이북이 이산가족 상봉을 막는다는 모략을 “무기화한 이북 인권 압력”에 연결시키려는 것이다.

H.R.826. [출처 - congress.gov / 효과 - 이영재]
H.R.826. [출처 – congress.gov / 효과 – 이영재]

미국 정부와 의회의 “북미 이산가족 상봉 촉구 결의안”은 이북 악마화 작업이다.

현재 미국내 이산가족 상봉을 막는 장본인은 다름 아닌 미국 정부이다.

2017년 9월 1일 트럼프 정권은 이북에 대해 여행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이유는 이북이 미국인들이 여행하기 위험한 국가라는 것이다.(참조: 통일뉴스 2017년 9월 11일 글 <오토 웜비어의 죽음과 이북 여행 금지의 부당성>)

2003~2020년 통계로 매년 대략 800명의 미국인들이 해외에서 사망한다.
미국인들이 해외에서 가장 많이 죽은 국가는 다름아닌 멕시코로, 매년 220여 명의 미국인들이 멕시코에서 죽는다. 멕시코는 미국인들이 여행하기에 가장 위험한 국가이다. 이남에서는 매년 9명의 미국인이 죽는다.

그럼 2003년부터 작년 2020년까지 몇 명의 미국인이 이북에서 죽었을까? 단 한 명도 없다. 이북 여행금지의 이유였던 오토 웜비어는 이북에서 죽은 것이 아니라 이북에서 혼수상태로 있다가 미국으로 송환된 후에 죽었다.

오토 웜비어가 이북에서 고문을 받았기 때문에 죽었다고 오토의 부모와 미국 정부가 주장하고 있으나 정확한 증거는 없다. 사망 즉시 시행하는 부검으로써 공신력을 가질 오토의 사인을 규명할 수 있었으나 오토의 부모는 고문을 주장하면서도 이를 공식적으로 증명할 부검은 거부했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이북 여행금지 조치를 취했다.

미국정부가 이북을 방문해 혼수상태였던 오토 웜비어를 송환할 때 직접 오토 웜비어의 상태를 확인했던 미국 응급의학 의사 마이크 플루엑키거는 미국과 전세계 언론에 “오토 웜비어는 이북에서 진짜 좋은 치료(really good care)를 받았고 고문을 받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수 차례 밝히고 있다.

가장 정확한 사인을 밝힐 수 있는 부검을 거부하고 고문을 주장하는 오토의 부모와 미국 정부는 오토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이 오토 웜비어 한 명의 죽음이 220여 명의 미국인들이 매년 방문해 죽고 있는 멕시코보다 위험하다고 이북을 아직까지 여행금지 조치하고 있다.
2017년 9월 1일 이북 여행금지 조치후 미국내 이산가족들과 구호활동가들의 이북 방문은 힘들어졌다.

미국 이산가족의 이북 가족 상봉을 막는 장본인은 이북이 아닌 미국 정부인 것이다.
그리고 미국 정부와 의회는 모략으로 이북을 악마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조금이라도 미국 코리안 이산가족들을 인도적으로 생각한다면 이북 악마화를 멈추고 이북 여행금지 조치를 끝내는 것이 미국 이산가족들을 위하는 일이다.

의회는 미국 이산가족들이 이북을 방문해 가족들을 상봉하는 비용을 지원하는 법안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미국 이산가족 상봉을 촉진하는 법안이 될 것이다.
미국이 이북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이북과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 미국 이산가족들이 이북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조치임을 알아야 한다.

글을 마치며 북미이산가족 상봉촉구 법안들을 지지·지원했던 미국내 코리안들과 단체들에 당부하고 싶다.
필자는 미국내 코리안들의 정치참여를 지지한다. 그러나 거짓으로 이북을 악마화하는 법안들을 지원하는 것은 코리아반도의 평화, 자주, 통일을 방해하는 행위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앞에서 필자가 언급한 ‘한미 이산가족 상봉’은 농담이 아니다. 미국내 극빈층 코리안들이 이남에 가족들과 연락도 끊기고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도 이산가족들이 아닌가? 정치적인 이슈나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하겠지만 이들이 이남내 가족들을 만나도록 지원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영재 (재미 코리아반도 평화운동가)

– 미국내 한반도 평화운동

– 2007년 이북 국립태권도시범단 미국 초청 5개도시 순회 1차 Goodwill Tour 공동기획 (www.usnktkd.com)

– 2011년 이북 국립태권도시범단 미국 초청 3개도시 순회 2차 Goodwill Tour 공동기획

– 현재 이북 소년태권도시범단과 장애자 예술단 미국 초청 순회 3차 Goodwill Tour 준비 중

출처: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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