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사태 바로 보기 4탄

<유일상교수의 미얀마 사태 바로 보기 4탄 >
내가 어제 페이스북에 올리려던 속보에 대해 페이스북이 차단하지 않을까 걱정되어 하루를 지나는 동안 한국주류언론의 보도가 너무 편향되고 있어 밤잠을 설친다. 어제 취재를 마치고 기사도 썼지만 한국주류언론이 서방 주류언론과 유엔 소식을 전달하는 속도보다 늦어져 버려 부랴부랴 포스팅한다. 잘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지난 번 3차례의 포스팅에 대한 요점을 정리하고 이어 서방진영의 시각과 자주적 시각의 중간에서 내가 취재한 뉴스 모두를 게시한다. 폭력 시위나 폭력적 진압의 관점이 아니라 외세와 자주의 관점에서 정리한다.
A. 지금까지의 글 요점
1. 아웅산수치 진영의 미얀마 군부 내부에도 총수로 민주민주동맹(NLD) 부의장을 역임한 Tin Oo(1927년생)는 네윈의 군사독재정권 시절인 1976년 부인이 뇌물을 수수하여 군부 총사령관에서 해임됐다. 재임 중에 그는 소수민족이 독립을 요구하는 항거에 대해 유혈진압을 자행했고, 라잉 장군이 이끄는 현재의 군부는 대화와 타협 및 조정으로 소수민족 자치문제를 많이 해결해 오고 있다.
2. 미얀마의 군부는 그 나라의 역사적 특수성에 따라 정치에 참여해 왔다. 버마 공산당 간부인 아웅산을 비롯한 30명의 애국지사들의 독립운동이 일제의 정보공작기관인 미나미기칸(南機關)에 발각되었다. 이들은 중국 해남도에서 일제의 엄혹한 훈련을 받고 일제의 후원 하에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전쟁을 벌였고 영국군을 거의 국경 밖으로 몰아냈다. 하지만 1944년 영국정보기관과 접촉한 이들 무장독립운동가들은 이제 일제 세력을 버마 땅에서 몰아내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 영국으로부터의 독립뿐만 아니라 영연방으로부터도 이탈했다. 미얀마 군은 자위능력을 갖추어 미소 냉전에 가담하지 않았지만 군부는 소수민족과의 분쟁 때문에 정치에 참여하게 되었고 아웅산의 동지인 네윈에 의한 군부독재가 1988년까지 계속되었다. 그 후에 아웅산수치와 군부 간에 여러 차례 합의하여 재3차 헌법을 제정했다. 헌법상 보장된 군부지명 상하원 의석 25%의 주별 배분에서 아웅산수치 정부는 주먹구구로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무리한 할당으로 원천적인 부정선거를 자행했다.(제3보의 표)
3. 정부의 독재와 부정부패에 대한 항거는 모든 국민의 권리이다. 정치활동이 보장된 미얀마에서는 군부도 할 수 있다. 모든 군사적 항거를 천편일률적으로 악이라고 보는 것은 집단적 광기이며 내정간섭이다. 거기에 세계기독교단체인 NCC까지 개입하는 것은 예수의 제자가 할 일이 못 된다. 만일 개입한다면 기독교인으로 많은 신자가 큰 시험에 들 것이다.
4. 군부가 부정으로 규정한 총선에서 아웅산수치의 정당인 NLD 소속으로 당선된 자 일부는 의회대표자위원회(CRPH)라는 조직을 만들어 국군이 헌법에 따라 구성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국가행정위원회(SAC)에 대해 시위자들을 사살 또는 구타하는 범죄를 저지른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자신들은 폭력시위를 선동하여 시위대에 밀리던 경찰 일부가 진압을 포기하고 군과 갈라서는 사례도 있다.
5. 로힝야 족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미얀마 라카인 주에 살고 있는 로힝야 족은 영국이 수치의 아버지인 버마공산당 지장이며 용장인 아웅산 장군의 인도 진격을 막기 위해 300년쯤에 이 지역에 살다가 영국이 주도하여 벵골(현재의 방글라데시 내)의 치타콩으로 이주시켰던 로힝야 족을 그들의 조상이 살던 라카인 주로 강제 이주시켰다. 매듭은 묶은 사람이 풀어야 하듯이 문제를 발생시킨 영국이 해결도 해야 한다.
로히야 족은 무슬림이 대부분이고 미얀마 인 다수가 쓰는 언어(Sino-tibetan어족)와도 어법이 완전히 달라서(Indo-Aryan어족) 소통이 어렵고, 얼굴 모양도 다수인 몽골로이드가 아니라 서양인 비슷하다. 영국이 민족갈등과 이간질을 시작해 놓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더불어 유엔을 끌여 들여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더 큰 내정간섭이고, 정의 관념에 비추어 보아도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사실 유엔은 영미의 거수기이지만….)
B. 뉴스 정리
미얀마 아웅산수치 정권의 Kyaw Moe Tun(1969년생. 양곤대학 졸업 후에 일본 니가타 國際大學에서 석사학위) 유엔대사는 2월 26일 유엔총회 회의장에서 현재의 군사정권을 비판했고, 현재의 군사정권은 그의 유엔대사직을 해임했다고 미얀마 국영신문 ‘Myanmar Alinn’이 2월 28일 보도했다. 툰은 2016-2018년까지 외무부 국제기관과 경제개발국장을 맡았다.
미얀마 외무부는 ‘툰이 2월 26일 유엔총회의 ’미얀마인권에 관한 회의’에서 비합법조직인 의원대표자위원회(CRPH)의 메시지 낭독을 포함하여 국제사회가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을 지원해 줄 것을 호소하며, CRPH를 승인하고, 체포·구속된 자를 즉시 석방하며, 조속히 군사정권을 종식시켜 줄 것 등을 요구했다. 미얀마 집권 군부가 이것은 국가에 대한 파괴행위이며, 국가로부터 주어진 명령이나 지시를 무시한 국가에 대한 배신행위이라고 보았고 미얀마 외무부는 2월 27일자로 초모툰 유엔대사를 해임한다.‘고 발표했다.
유엔 관계자에 따르면, 뉴욕의 유엔본부는 미얀마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통지를 받지 못했고 군사정권을 그 국가의 정부로 공식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미얀마 유엔대사는 툰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CRPH는 3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국군이 설치한 최고의사결정기관인 국가행정위원회(SAC)를 테러 조직이라고 지칭했고, 국군은 이 단체를 위법이라는 결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미얀마 군은 부정선거에 반발하여 아웅산수치 정부에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2월 1일에 쿠데타를 일으켰고, 미얀마 정부의 사실상 최고위직인 아웅산수치 국가고문 등을 구속했다. 국제사회가 국군의 정권장악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당이었던 민족민주동맹(NLD)은 2020년 11월 총선(상하원 선거)에서 개선 의석의 80%를 차지했지만 군 의석(전체의 25%)에 대한 지방별(7개 지역과 7개 주별) 분배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데 대해 군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고, 한편으로 NLD의 일부의원이 연방의원으로서의 정통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다시 말하자면, 국군은 총선거에 부정이 있었기 때문에 NLD 측 일부당선자의 요구인 선거결과의 수용을 거절하고 있다.
CRPH은 1일의 성명에서 국군의 전권장악이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국군이 ‘항의시위에 참여하는 민간인을 사살·구타하는 등의 죄를 범했다’고 비난했다.
인도네시아 (Ms.) Retno Marsudi 외무장관은 24일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국군과 선출된 의원들 쌍방과 혼란 수습을 위해 집중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미얀마 군사정권의 외무장관과 태국 방콕에서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미얀마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해야 하며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사람들에게 자제하고 폭력을 행사하지 말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쿠데타에 대한 항의시위로 혼란한 미얀마 정세의 안정화를 위한 행동계획을 마련하는 등 동남아국가연합(ASEAN)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ASEAN 회원국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 10개국이다.
이들 국가의 반응을 보면, 인도네시아는 미얀마 국군이 약속한 대로 1년 내에 공정한 선거를 실시하도록 ASEAN 회원국이 감시단을 파견하는 것을 중심으로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웅산수치를 지지하는 구 여당 진영에서는 군사정권이 인도네시아 군부와 협상하여 지난해 11월 선거를 무효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미얀마 양곤에 있는 태국 대사관 주변에는 24일 수십 명의 시위대가 모여 들어 선거결과를 존중해 달라고 호소했다.
인도네시아 레트노 장관은 미얀마 선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는 ‘포괄적인 민주화 과정의 중요성’을 주목한다고 말했다.
태국관계자에 따르면, 아웅산수치 정권에서부터 지금의 미얀마 군사정권에서도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Wunna Maung Lwin 외무장관은 태국 수상과 회담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태국 수상은 회담사실에 대해 ‘비공식적인 것이었다.’고 대답하여 정권 인정에 대한 즉답을 피하고 ‘우리는 ASEAN 회원국으로서 (혼란 수습에) 협력하겠다.’고만 말했다.
이 지역의 비교적 자주국가인 베트남과 필리핀의 반응은 아직 취재하지 못했다.
미얀마 국영방송은 ‘툰은 국가를 배반하고 국가를 대표하지 않는 비공식단체를 대표하여 발언하여 대사로서의 권력과 책임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툰은 유엔총회에서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당선된 NLD 의원들이 조직한 임의단체인 ‘의회 대표위원회(CRPH)’의 성명을 낭독하며 ‘국군의 불법적인 행동에 모든 국민이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CRPH가 ‘합법적이고 공식적으로 선정된 미얀마 정부다.’고 어필했다.
툰은 2월 27일 해임됐다는 보도를 보고 ‘최대한 저항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스 통신에 말했다. 유엔회원국들이 새로운 유엔대사를 파견하려면 신임장을 유엔사무총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사무총장 대변인은 ‘미얀마 대표의 교체에 대해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답하면서 현재 툰이 정식 미얀마대사라는 것이다.
193개국이 가맹한 유엔총회는 미얀마 국군의 군사정권을 미얀마 정부로 승인하지 않고 있다. 국군 측이 새로운 대사를 파견해도 받아들여질지 불투명하다. 유엔의 미얀마 담당 특사는 유엔총회에서 ‘국제사회가 이 군사정권의 정통성이나 승인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군정을 인정하지 않도록 회원국에 분명한 의사표시를 했다.
미얀마 정세에 대해 미국의 Thomas Greenfield 유엔대사는 ‘행동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미얀나 국군에게 보여주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일본의 이시가네(石兼公博) 유엔대사는 민주화 과정에 역행하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발언했다.
한편,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재 등 새로운 조치를 논의할 가능성은 있지만,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미얀마 국군과 유대관계가 있기 때문에 개입을 부정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툰은 유엔총회에서 ‘우리는 국제사회의 가장 강한 행동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하면서 외세의 개입을 호소했다. 정부관계자가 국제회의에서 모국에서 실권을 쥐고 있는 세력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 것은 이례적이다. 툰은 연설의 마지막에 ‘반독재’의 상징으로 미얀마 시위에서 사용되고 있는 ‘세 손가락’ 포즈를 취했다. 사실보도를 종합한 것이다.
©유일상(건국대 명예교수, 저널리즘 전공), 현재 여행가. 저작권 표시조건으로 공정이용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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