纛(독)의 나라 朝鮮(조선)
민족의 얼을 담은 거룩한 상징 纛(독)
1392년 이성계에 의해 세워진 朝鮮(조선)은 1910년까지 27분의 임금이 518년간 통치한 위대한 역사를 지닌 국가였다. 동아시아 최고의 역사와 문화를 이뤄내었던 나라 조선의 힘은 纛(독)에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조선을 유교의 나라로 부른다. 아니다. 조선은 纛(독)을 앞세운 선비의 나라였다. 필자는 선비를 仙丕(선비) 즉 神仙(신선)을 크게 받드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표현한다. 다시 말해 신선사상을 추구한 분들이다.
혹자는 神仙(신선)하면 道敎(도교)를 떠 올린다. 신선은 배달국의 개천사상에서 仙人(선인)을 일컫는 말이다. 선인이 행하는 道(도)를 開天之道(개천지도)라 했고 이는 仙道(선도)이다. 이에 대륙에서 배달국이 떠나고 (고)조선이 멸해가 는 시기에 道敎(도교)라는 새로운 집단이 생겨났다.
이들이 말하는 춘추전국시대이다. 혼란한 틈을 타고 老子(노자)라는 인물이 자연무위라는 초현실적인 주장을 하며 드러낸 가르침이 도덕경이다. 이는 요즈음 말세의 유토피아를 추구하는 사이비종교를 연상케 한다. 그 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추종하면서 불교와 대립하기도 했고 왕조마다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佛敎(불교)와 道敎(도교)를 이용했다.
그러나 조선의 仙丕(선비)들이 추구한 신선사상은 배달국의 開天之道(개천지도)를 근본에 두고 이었다. 그래서 조선은 국가의 상징으로 纛(독)을 내세웠던 것으로 보인다. 노자의 道敎(도교)는 조선의 纛(독)과는 다른 武陵桃源(무릉도원)이라는 허상의 유토피아를 추구한다. 그리고 박산향로와 같은 가상의 봉래산이 있다는 허무맹랑한 이상을 추구한다.
반면 조선은 纛(독)을 근본에 두고 光化門(광화문)과 景福宮(경복궁) 그리고 慶會樓(경회루)라는 법궁을 통해 그들의 이상을 드러내었다. 纛(독)은 光化(광화)를 근본으로 慶福(경복)을 추구하며 慶會(경회)로 이를 임금과 모든 백성이 그 뜻을 나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도번이 詩經(시경)의 주아편의 내용 중 “이미 술에 취하고 이미 덕에 배불렀어라. 임이시여, 만 년 동안 큰 복을 누리소서.”(旣醉以酒 旣飽以德 君子萬年 介爾景福)에서 끝의 景福을 딴 것으로 큰 복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잔치 끝에 천자에게 바치는 노래였는데, 정도전은 연회 중 대취한 태조가 “경은 이번에 새로 지은 궁궐의 이름을 지어서 우리 왕조가 만 대까지 빛나도록 하라”는 명을 내리자마자 즉석에서 일어나 궁궐의 이름을 景福宮(경복궁)으로 지었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光化門(광화문)과 景福宮(경복궁) 그리고 慶會樓(경회루)로 이어지는 조선의 이상과는 맞지 않은 듯하다. 뿐만 아니라 조선의 상징으로 그 위의를 가지던 纛(독)이 지닌 在世理化(재세이화) 즉 “하늘의 뜻이 땅에 이름과 같으니라.”는 開天之道(개천지도)의 근본도 담아내지 못하는 듯하다.
따라서 조선을 헤아리려면 제25대 임금 정조가 신하들을 이끌고 홍살문이 세워진 한강의 배다리를 건너 수원화성으로 향하던 수원능행차도에 담겨진 纛(독)의 의미를 제대로 헤아려야 할 것이다. 朝鮮(조선)은 거룩한 민족의 얼 “하늘의 뜻”을 敬畏(경외)한 纛(독)의 나라였기 때문이다.
아리랑문화원 천웅 능현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