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게임은 끝났다. <번역글>

[ 7월 1일 러시아는 역사적인 개헌투표를 통과시켰다.  80%에게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서울과 서방세상의 주류언론매체들이 ‘짜르시대 복귀, 푸틴 영구집권, 전무후무한 32년 장기집권독재’ 등등의 제목들로 기사를 다뤘다. 이러한 제목에서는 100년에 거친 낡은 ‘반공반러친서방친미사대의식’이 엿보인다.  1990년대 초 소련방이 완벽하게 붕괴, 해체된 뒤 2류, 3류국가로 전락했던 옐친시대 러시아가 아닌 모습을 푸틴은 보여주고 있다.  푸틴은 2012년 극적으로 3선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서방(미국, 이스라엘, 영국첩보조직들이 주도한)의 대리침략전쟁에 의해 국토의 90%가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점령당해있던 ‘시리아내전'”에 시리아 아사드정부의 공식초청을 받고 이뤄진 러시아의 전격적인 군사개입 이후 국제적 위상은 과거와 천지 차이로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때에 서울의 민플러스언론이  2016년 3월 17일 푸틴의 소치 연설내용을 10개 포인트로 러시아 유명 블로거 드미트리 올로프(Dmitry Orlove)가 요약정리 하여 “러시아 인사이드”에 보도된 것을 번역하였다. 밑플러스 편집자는 좀 시간이 지났지만 푸틴의 철학과 세계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최근 세계 분쟁 조정자로서의 러시아의 역할과도 연결되는 측면이 있어 번역 소개한다고 밝혔다.]  

영어권 대다수가 몇일 전 소치 발다이 컨퍼런스(Valdail Conference)에서 행한 푸틴의 연설을 놓쳤고, 또 그 연설을 들었던 사람들이라도 읽지는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대부분 그 중요성을 놓치고 있다.서방 언론은 그것을 애써 무시하거나 그 의미를 왜곡하였다.

당신이 푸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마치 해와 달이 그런 것처럼 그도 당신의 의견을 도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아마도 1946년 3월 5일 처칠의 “철의 장막” 연설 이후로 가장 중요한 정치 연설일 것이다.이 연설에서 푸틴은 게임의 규칙을 급작스럽게 바꾸었다.

이전에는 국제정치게임이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정치인들은 대중에게 많은 것들을 발표하는데 이것은 국가 주권에 대한 즐거운 상상(fiction)을 유지시켜주기 위한 쇼일 뿐이고, 국제정치의 실체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오히려 그들은 뒷방에서 비밀협상을 열고 여기서 실제 거래들(deals)이 이루어졌다.

이전에는 푸틴  역시 (국제사회에서-역자 주) 동등한 일원으로 취급받기를 기대하며 이런 게임에 동참하려고 했다. 하지만 푸틴의 희망은 깨졌고 이번 컨퍼런스에서 그런 게임은 끝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엘리트들과 정치 지도자들의 머리 위를 넘어 민중에게 직접 말함으로써 서방의 터부를 깨트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1. 러시아는 더 이상 게임을 하지 않을 것이며 시답잖은 것들에 대한 뒷골방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진지한 대화와 조약에 대해서는 준비되어 있다. 단, 그것들이 집단안보에 유익하고, 공정하며 각 측의 이해를 고려한 것이라는 한도에서 그렇다.

2. 국제 집단안보체제는 이제 모든 측면에서 붕괴했다. 이제 어떤 국제 안전보장도 없는 상태다. 그것을 무너뜨린 자의 이름은 ‘The United States of America’다.

3. 새로운 세계질서(New World Order)의 건설자들(미국 – 역자주)은 실패했다. 그들은 모래성을 쌓았을 뿐이다. 어떤 종류든 새로운 세계질서가 건설될 것인지 아닌지는 러시아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러시아 없이 만들어질 수도 없을 것이다.

4. 러시아는 사회질서에 혁신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을 선호한다. 그러나 그런 혁신들에 대해 조사하고 토론하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으며, 그들 중 어떤 것들을 도입할만한 지 볼 것이다.

5. 러시아는 미국이 끝없이 확장하는 “혼돈의 제국”(Empire of Chaos)의 혼탁한 물에 낚시질 갈 생각은 추호도 없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새로운 제국을 만드는 데도 관심이 없다(이것은 불필요하다. 러시아에게는 그 자신의 광대한 국토를 개발하는 것만도 벅찬 일이다). 또한 러시아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세계의 구세주로 행동할 의사도 없다.

6. 러시아는 세계를 러시아가 원하는 모양대로 재구성할 의도가 없다. 반대로 어떤 다른 누구도 러시아를 그들이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도록 허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하지는 않을 것이며, 러시아를 세상으로 격리시키고자 시도하는 그 누구라도 회오리바람을 맞게 될 것이다.

7. 러시아는 혼돈이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전쟁을 원치 않으며, 전쟁을 시작할 의도가 없다. 그러나 오늘날 러시아는 세계전쟁의 발발이 거의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으며, 그것에 준비되어 있고 앞으로도 준비를 계속할 것이다. 러시아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8. 러시아는 러시아의 핵심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한 여전히 ‘새 세계질서’ 건설을 시도하는 자들(미국-역자 주)을 저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할 생각이 없다. 러시아는 가만히 앉아 그들 가련한 머리들이 골치덩어리들로 자뻑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는 편이 낫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해관계에 대한 고려 없이 러시아를 이 과정에 끌어들이고자 한다면 그 누구라도 고통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될 것이다. 

9. 러시아는 내외정치에 있어 러시아의 권력은 엘리트들이나 그들의 골방협상에 의존하지 않고 인민들의 의지에 기댈 것이다.이들 아홉 가지 포인트들에 하나를 더 보내고 싶다.1

0. 세계전쟁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수립할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 이러한 새 질서는 당연히 미국을 포함해야 하지만, 그것은 마찬가지로 다른 국가들과 동일한 조건이어야만 한다. 즉, 국제법과 국제조약에 따라야 한다. 예를 들면, 모든 일방적인 행동을 거두어야 하고, 다른 국가들의 주권을 확실히 보장하는 것 등이다.

요약하자면: 놀이시간은 끝났어요. 어린이 여러분, 이제 장난감을 던져버리세요. 이제 어른들이 의사결정을 할 시간입니다. 러시아는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세계는?

(번역)  민플러스 박영태, 코리아국제평화포럼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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