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팔 비틀어 반도체 패권전쟁 선포한 바이든 올 것이 오는 것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공장이 멈춰서는 등 ‘반도체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반도체 패권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반도체 및 공급망 회복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의 TSMC, 마이크론, 글로벌파운드리 등 세계적 반도체 회사들과 미국의 구글 모회사 알파벳, AT&T, 델, 제너럴모터스(GM), 휴렛패커드(HP) 등 반도체·통신·자동차 19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날 회의는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였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주재의 회의였다는 것은 미국이 반도체를 중대한 국가안보 문제로 접근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도체 칩 부족 사태가 단순히 자동차 생산 중단 문제가 아닌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핵심적으로 필요한 것에서 다시는 다른 나라의 자비에 의존하지 않게 미국의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며 “우리는 21세기에 세계를 다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분야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안정적 공급망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생산 능력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37%였지만, 현재 12%로 급격히 감소한 상태다.

이렇게 ‘국가안보’를 다루는 회의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참여한 기업 대표들에게 “우리의 경쟁력은 당신들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달렸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미국 내 투자를 압박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며 “반도체가 오늘날의 인프라”라며 미국의 공격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단순히 삼성전자 등에 미국 칩을 우선적으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 것이 아니라 ‘미국 내에서 직접 반도체 칩을 만들라’고 압박한 것이다.

이날 회의는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드러낸 회의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은 반도체 공급망을 지배하려고 공격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미국 여야 의원들의 서한을 소개하면서 “중국과 세계는 기다려주지 않고, 미국인들이 기다려야 할 이유도 없다”며 ‘투자’를 강조했다.

거대한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 없는 한국기업 입장에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다. 나아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반도체 관련 제재를 강화할 경우 중국 내 생산 공장이 있고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으로선 난감한 상황이 될 것이다.

<서울경제>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생산과 판매를 통해 중국에서 올린 매출은 31조 원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 부문이 거둔 매출은 103조 원으로 3분의 1가량이 중국에서 나온 것이다. 2019년에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판매만으로 중국에서 31조 5,000억 원가량을 벌어들였다.

 

글: 백남주 자주시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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