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현안 번역] 미군들이 집으로 돌아옵니다. 탈레반이 이겼습니다. 이제 그만 잊어버리시죠.
지난주 뉴욕타임스는 전쟁 20년 만에 미국이 5월 1일 이후 잔류 병력을 남길지의 결정과 상관없이 탈레반은 자신들이 머지않아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통제하게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4.27타임즈는 미군의 아프간 철수를 앞두고,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되짚어보는 기고문을 번역 게재합니다.
이 기고문이 독자 여러분들의 국제 정세 판단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자: Philip Giraldi. 박사. 국가이익위원회 The Council for the National Interest 상임이사.
번역: 한원주(영어 강사, 영화 뉴스 듣기 영어독서반 강의)
미국 군인들은 여전히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지만 그것은 진정 귀중한 것이 위태로워지는 전쟁이어야만 합니다. 가령 집과 가족을 보호해야 하는 때처럼 말입니다.
저녁 뉴스에는 거의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주 뉴욕타임스는 전쟁 20년 만에 미국이 5월 1일 이후 잔류 병력을 남길지의 결정과 상관없이 탈레반은 자신들이 머지않아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통제하게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 The Mouse that Roared>(레너드 위벌리 Leonard Wibberley의 1955년 정치풍자소설 –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 그랜드 펜윅이 우연히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세계의 핵무기들도 제거한다는 내용. 1959년 영화화 : 역자 주)를 떠올리게 하는데, 단지 줄거리를 마무리해 줄 Peter Sellers(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만이 빠진 듯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미국에게 크나큰 굴욕으로 간주되어야 하는 이유는, 미국의 “방위” 예산이 규모 면에서 다음 순위에 오는 7개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비용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이 수치들에는 물론 러시아와 중국이 모두 포함됩니다.
반면에 탈레반은 그에 비해 군사 예산이라고 말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누가 이기고 졌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더라도, 자칭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방예산의 이런 엄청난 격차에도 불구하고 누구와의 전쟁에서도 실제로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은 우려를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사실 최근 일부 모의전쟁 게임에서는, 미 국방부가 의존하고 있는 항공모함들처럼 비싸고 취약한 무기체계의 노후화에 근거해서 미국이 핵무기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중국과의 분쟁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암시하고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중국, 이란,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은 미국과의 상대적 열세를 상쇄하기 위해 정교하고 훨씬 더 저렴한 미사일 시스템에 투자했고 예산을 현명하게 소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로 국가 분열을 조장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과 군사 전문가들이 만약 중국과 맞붙기로 한다면 아마도 뒷수습을 할 사람이 남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전 세계적으로 1천 개가 넘는 기지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명백한 비효율성을 경고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주로 역사적 기록을 지적합니다.
UN의 후원 하에 치러진 한국전쟁은 교착상태로 끝났고, 한반도는 오늘날까지 분단되어 있으며, 전쟁을 끝내지 못했기 때문에 휴전 협정을 집행하기 위해 상당수의 미군 병력이 DMZ를 따라 계속 주둔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전은 패배였으며 5만 8천명 이상의 미국인과 약 3백만 명의 베트남인들이 사망했는데, 베트남인 사망자 대부분은 민간인이었습니다.
베트남에서 배운 진정한 교훈은 결과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관계나 관심이 없는 다른 이의 영역에서 싸우는 것은 어리석은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애초에 왜 사람들이 전쟁에서 싸워야 했는지 그 이유는 언급하지 않고 엄청난 비용을 들여 무기와 훈련의 메커니즘만 수정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다른 교훈은 미 군부가 전쟁을 확대하고 계속하기 위해 문민 지도부에 기꺼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거짓 연기는 계속 반복되는데, 2001년 “이라크가 테러리스트를 지원하고 있고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거짓말과 또 현재 수천 명의 미군을 아프가니스탄과 중동에 계속 주둔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많은 잘못된 비유들이 그 예입니다.
필자는 베트남 전쟁 당시 육군 참전 군인으로서 입대한 동료들과 함께, 전쟁을 취재해 싣던 군대 전용신문 <성조지 Stars & Stripes>를 읽던 기억이 납니다.
이 신문은 미국 육군이 베트남에서 얻고 있는 전투 경험을, 소련이(당시의 명칭대로) 정말 부러워하고 있다고 주장한 고위 장교의 말을 인용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웃었지요.
그 장교는 아마도 전쟁터에서 멀리 떨어진 참모직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가 은퇴 후에 록히드 마틴사에서 일하며 그의 용맹을 시험하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우리 징집병들은 전쟁이 너무나 피비린내 나는 실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여하튼 “소련”은 그 전투 경험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보여 주었고, 결국 1만 5천명의 군인을 잃은 후에야 미국이 베트남에서 했던 것처럼 철수하게 됩니다.
정말로 “제국들의 무덤”이었던 것입니다.
베트남전 이후 파나마와 그레나다 같은 곳에서 많은 소규모 전쟁들이 있었지만 테러와의 세계 전쟁은 미군 병력에 총체적인 재앙이 되어 왔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러시아에게 중대한 실패였듯이 미국에게도 출혈을 계속하는 궤양이며 커다란 패배가 되어서야 끝날 것입니다. 그리고 탈레반이 지금 그들의 예견대로 완전히 통제하게 될 겁니다.
마찬가지로, 다년 간에 걸친 이라크 파괴, 리비아의 정권 교체와 위협적이지 않은 시리아와의 지속적인 전쟁 등은 모두 미국인들을 더 안전하게 하지도 번영하게 만들지도 못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그 길을 간다면 명백히 이란이 그 다음이 될 것이고, 주요 적대국인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보다 훨씬 더 침체될 것입니다.
백악관은 최근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에 다량의 공격용 무기를 보냈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로부터 크림반도를 되찾으려는 의도를 반복해서 보이고 있는데, 이는 대규모 전쟁으로 쉽게 확전될 수 있는 새로운 군사적 재앙의 공식입니다.
특히 유감스러운 점은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노골적인 무력충돌을 고무하는 데 있어 강력한 국익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갈등이 될 것입니다.
최근 치러진 선거에서 미국의 전쟁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로렌스 코브 Lawrence Korb 전 국방부 차관보가 National Review지에 주목할 만한 기사를 썼는데, 그는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더 이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는 진짜 이유”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려 합니다.
확실히 코브는 베트남전 패배가 대체로, 많은 장교들이 분쟁을 심화시킨 통킹만 사건이 사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에 대해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하지 않기로 했던 것 같은 군대 내 침묵의 문화에 길들여진 정책입안자들 탓이라고 비난합니다.
그는 또한, 미국의 엘리트들이 징집을 기피하거나 베트남을 피하는 수법으로 알려진 주방위군 또는 예비군이 되기 위해 자신의 지위를 악용하는 동안 많은 노동자 및 중산층 미국인들은 총알받이에 불과했다는 의견을 포함해서 다양한 이유로 전쟁 자체가 이길 수 없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코브가 지적하듯이 “… 베트남에서 복무할 수 있었던 가장 최근의 4명의 대통령들은 미심쩍은 방법으로 전쟁과 징병을 피했습니다.
빌 클린턴은 육군 ROTC(예비장교훈련단)에 입대한 척했고 조지 W 부시는 주공군에 들어가기 위해 정치적 연줄을 이용했는데, 존슨 대통령은 예비군이 전쟁에서 싸우기 위해 일선에 배치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역시 돌기뼈가 있다고 주치의가 말했는데 (트럼프 자신은 어느 발인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조 바이든은 고등학교 때의 자신의 운동능력을 자랑하면서도 고교 때 천식을 앓았기 때문에 군대에서 복무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코브는 또한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는 미국의 전쟁터에서의 용기가 진정한 국익을 무시할 정도로 “민주주의 구축” 노력을 어떻게 왜곡해 오고 있는지를 밝힙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탈레반을 전복시키는 데 성공한 것은 극단주의 수니파 집단을 적으로 간주한 이란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는데, 그러나 부시 백악관은 감사를 표하기는커녕 그 후 곧바로 이란을 “악의 축” 목록에 추가했습니다.
그 때 이후로 중동에서 미국의 존재에 적대적인 관계를 복구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가 날아간 것입니다.
전쟁 실패에 대한 코브의 평가에 다른 것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미군 병사들은 그들의 복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자국을 방어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지만 핵심 단어는 “방어”입니다.
베트남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방어가 아니었습니다. 그 나라들은 미국을 공격하지 않았고 오사마 빈 라덴이 9/11에 연루되었다는 증거를 백악관이 제공할 수만 있다면 아프가니스탄은 그를 기꺼이 넘겨줄 의사가 있었습니다.
오바마가 행한 리비아 파괴나 시리아와 이란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수십 년간 진행된 “비밀” 전쟁에도 방어적인 것은 어떤 것도 없었습니다.
병사들은 싸우고 명령에 복종하도록 훈련받지만 그렇다고 해서 군인들이 더 이상 관찰과 생각을 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 동안 진행된 “재건” 임무는 미국을 방어하지 못하고 있으며, 세계를 재건하려는 민주당과 공화당 합동작전에 포함되어 있는 미군의 사기도 군인들이 자신의 목숨을 걸라고 요구 받는 경우에는 충분한 동기가 되지 못합니다.
물론 미국 군인들은 여전히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 귀중한 것이 위태로워지는 전쟁이어야만 합니다. 가령 집과 가족을 보호해야 하는 때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미국 정부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들 중 참전용사는 거의 없고 대부분은 “그런데 그게 나한테 무슨 이익이 됩니까?”라는 질문을 먼저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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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Philip Giraldi. 박사. 국가이익위원회 The Council for the National Interest 상임이사.
P.S.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 The Mouse that Roared>
— 스위스와 프랑스 사이 알프스에 위치한 40평방km의 작은 나라 그랜드 펜윅 공국은 거의 자랑스러운 피노 와인을 만드는 데 전적으로 의존하며 산업화 이전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의 한 양조장이 값싼 모조품을 만들면서 국가 경제는 파산 위기에 처하게 된다. 총리는 미국에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 그들의 유일한 행동 방침이라고 결정하는데, 빠르고 총체적인 패배를 기대하며 미국의 관대함으로 국가를 재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2차 대전 후 마셜플랜을 통해 독일에게 했던 것처럼)
위조한 포도주를 선전포고의 이유로 공식적인 서면 전쟁 선포문을 보내지만 이 문서가 국무부에서 분실되고 만다. 아무런 반응을 받지 못한 공국은 일부 군대(무기는 활과 화살)를 소집하고 실제 침공을 위해 배를 빌린다. 뉴욕시에 상륙하지만 도시 전체의 재난대응훈련으로 거의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공국의 침공 “육군”(사령관 툴리 바스콤 + 23명의 병사)이 우연히 극비연구실에 들어가게 되고, 의도치 않게 “큐 폭탄”(세계를 파괴할 수 있는 종말의 날 시제품)과 그 제작자인 코킨츠 박사를 포획한다. 이 “Q-Bomb”은 미국과 소련의 모든 핵무기를 합친 것보다 더 큰 이론적 폭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펜윅의 침입자들을 목격한 민방위대는 그들의 쇠사슬 갑옷을 파충류 피부로 오해하고 즉시 “화성인들”이라고 생각한다. (펜윅 공국의 깃발과 백과사전의 도움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두 알게 된 미 국무장관은 미국이 두 달 동안 전쟁 중이었다는 것을 몰랐다는 사실에 수치와 경악을 함께 느낀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폭탄을 소유하자 다른 나라들은 빠르게 반응하는데 소련과 영국은 지지를 약속한다. 그랜드 펜윅의 지도자 글로리아나 공작부인은 그녀의 조건을 내세우는데 강대국들의 모든 핵무기는 공정한 과학자들에 의해 검사를 통과해야 할 것, 세계 강대국의 계속되는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는 코킨츠 박사가 감독할 것 등이었다.
그랜드 펜윅이 이끄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20개국의 연합 “Tiny Twenty“가 결성되고 미국과 다른 세계 강대국들은 이 굴욕적인 조건을 받아들여 세계 평화에 대한 희망으로 이어진다.
전쟁의 승리를 축하하며 공작부인 글로리아나와 툴리 바스콤은 결혼하고 코킨츠 박사는 실수로 Q-Bomb을 그랜드 펜윅 캐슬 던전의 돌바닥에 떨어뜨리는데, 이 사고의 결과 그는 큐-폭탄이 무력한 불발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코킨츠 박사는 이 사실을 비밀에 부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