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아미티지-나이 보고서’로 본 2021년도 한반도정세
리처드 L 아미티지
2020년 12월 9일 국내 주요일간지에 일제히 소개된 2020년도 ‘아미티지-나이 보고서(이하, 보고서)’는 2021년도 미국 대한반도 정책을 가름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 왜냐하면 이 보고서가 갖는 위상 때문이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무부 부장관(공화당계)과 조지프 나이 전 국방부 차관보(민주당계)가 중심되어 대표적인 동아시아 전문가들과 함께 작성한 보고서가 ‘아미티지-나이 보고서’인데, 이 보고서는 역대적으로 ‘사실상의’ 미일동맹 및 이와 연관된 북미관계 등 동아시아 정세를 바라보는데 있어 항시 지침서 역할을 해왔다.
이 외에도 우리가 이 보고서에 천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 보고서에 참여한 ‘나이’와 ‘아미티지’가 갖는 인물적 특성 때문이다.
전형적인 미일동맹 강화파이고, 이를 좀 거칠게 표현하면 이들의 성향이 일본을 위해서라면 <가쓰라-태프트 밀약>과 같은 음모도 마다하지 않을 철저한 친일주의자들이라는 사실이다.(친한주의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놓고 다시 보고서로 돌아와 보자.
보고서는 2000년, 2007년, 2012년, 2018년에 이어 이번(2020.12)이 다섯 번째인데, 이 보고서에서 북을 중국에 이어 미국을 위협하는 2번째 요인으로 콕 집어 놨다.
그러면서 북핵과 관련하여서는 “비핵화는 단기적으로 비현실적”이라며 “억제와 방위 능력을 강화해 핵무장한 북을 봉쇄하는 데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로부터 바이든의 미국이 이 보고서를 참조한다면, 미국은 북 핵보유에 대해 여전한 <억제와 봉쇄>정책으로 북핵문제 해결을 시도하려 함을 알 수 있다. 사실상 지난 30년간, 실패한 대북정책의 재탕이자 ‘전략적 인내’ 2.0버전으로 북을 상대하겠다는 ‘버티기 전략’을 공언한 셈이다.
해서 2021년도 비핵화와 관련된 한반도 정세는 우울하다. 비례해 바이든 행정부하에서도 ‘지난한’ 한반도비핵화 이행과정을 우린 미리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니 이 보고서가 2021년도 한반도 정세에 함의해주는 근본 의미는 바이든의 미국에 그 어떤 기대도 불필요하다는 결론이다.
결과, 문재인 정부와 민간통일운동진영은 바이든이 최종 당선될 때까지 시간을 질질 끌며 기대와 환상을 가질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그 어떤 환상-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로 바뀌었으니 남북관계, 북미관계에 뭔가 긍정적인 변화가 있지 않을까하는 그런 환상-이 아닌, 철저한 실리외교(: 문 정부), 민족자주노선(: 민간통일진영)을 견지해 꽃놀이패를 쥐고 마치 자신들 마음대로 한반도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냥 기고만장된 그런 모습과 농간에 절대 놀아나지 않아야 한다.
2020년 보고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그것 외에 아무것도 없다. 잠시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이 보고서가 ‘사실상의’ 미국 동북아패권 관리 지침서라했을 때 바이든의 미국이라 하더라도 기대할 것은 없다.
2021년도 한반도 정세를 예측함에 있어 정신 바짝 차려야 할 이유가 그렇게 발생하고 있다.
죠셉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