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플> 전용덕의 한마디 : 주한미군 사령관의 망언

지난 11월 20일 기자간담회 하는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사진 : 뉴시스]

용산에 주둔하는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20일 자신의 사령관 취임 2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를 가주졌다고 한다.

일반 시민들은 용산 주둔 미 8군이 평택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까지 8군 사령부가 용산 땅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끈질기게도 서울 한 복판에 남아서 위세를 부리고픈 모양새이다.

점령군으로 들어와 우리 땅을 75년 동안 불법 강점하고 있는 외국군 사령관이야 그렇다 치지만, 이에 편승하여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덜렁거리고 날뛰는 이른바 ‘언론’들이 꼴불견이다. 외세 의존적인 TV나 신문들, 한국의 보도 매체 거개가 앞 다투어 사대매국 행위에 열을 올린다.

국내 주둔 외국군 사령관 취임 2주년이 뭐가 그리 대단한 기사거리인지, 한국 제일을 자랑하는 신문이 5면 한쪽 상단을 다 할애했다. 주둔군 사령관 사진도 대문짝만하게 보도했다.

주둔군 사령관의 말투가 지극히 거만하고 방자했다.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에 관한 문제를 논한 것이다.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충족돼야만 가능하며 현재로선 전환시기를 예측하는 것조차 ‘시기상조’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능력, 북핵미사일 대응 능력,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완비 등 2015년에 한·미간 합의 사항을 상기시켰다. 이것은 문재인정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 달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코로나19로 연기된 미래연합사령부의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내년 상반기 연합훈련에서 실시하자고 한국이 제안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작전권 전환시기를 뒤로 미루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문재인정부의 임기는 2022년 5월까지이다.
미국은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을 계속 틀어쥐고 있을 생각이었다. 애초 1950년 7월 14일 이승만으로부터 국군통수권을 빼앗아 갈 때부터 미국의 남한 식민통치 계획음모가 숨어 있었다.

미 제24사단이 대전에 들어와 인민군과 교전을 벌였으나 막대한 병력 손실과 많은 장비를 잃고 사단장 딘(William F. Dean)소장이 포로가 되는 긴급 상황이 되었다. 이런 전장상황에서 이승만이 일본 동경에 있는 맥아더에게 보낸 편지 한통이 이른바 ‘대전협정’이라는 이름으로 오늘까지 70년 동안 한국군의 전작권통제의 근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협정’은 상호정부간의 성문화 된 조약도 아니고 국회 비준을 거친 것도 아니었다. 미국군대의 한국주둔과 함께 국군의 전작권통제 역시 미국의 불법 강압에 의한 영토침략 자주권 강탈 행위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주둔군 사령관이라는 자가 자신의 신분과 처지를 망각하고 방자하기 이를 데 없는 언행을 하는 것은 국제관례상 매우 불쾌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2015년 박근혜정부 당시 한·미간 합의 사항 3가지는 도대체가 불합리한 불평등한 합의다. 3가지 중 단 한 가지도 이치에 맞는 조항이 없다. 도달점이나 만족도가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지도 않고 애매하고 막연하게 표현되어 있다.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된다. 완성도나 도달치가 뜬구름 잡는 형식이어서 백년 천년 질질 끌어도 할 말이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가장 간단해 보이고 시간이 적게 걸릴 것처럼 보이는 두 번째 합의 사항만 해도 그렇다. “북핵미사일 대응능력”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것인데, 한국의 여러 국제관계, 국제적 지위, 군사과학 여건으로 보아 핵무력 완성단계를 지나 핵무력 고도화단계에 있는 북핵 대응능력을 10~20년 내에 갖춘다고 하는 것은 결코 가능 사항이 아니다.

쉽게 말해서 중국이나 미국정도의 고도화 된 핵무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고 뜬구름을 잡는 우스갯소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세 번째 합의 사항인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 완비”에 대한 충족도에 대해선 “그건 매우 자세하고 엄격하고 명확하게 따져 봐야 한다. 그에 대한 최종 결정은 다른 조건들이 다 갖춰졌을 때 내려질 것”이라고 대답을 했다.
참으로 한심하고 가소로운 답변이다.

북한이 조건없이 완전 무장해제를 하고 중국과 소련이 미국 앞에 무릎을 꿇고 백기투항을 해야 전작권전환이 가능하다는 말인 것이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한·미·일군사 동맹이 완성되고 일본의 무력이 중국, 러시아를 견제 할 수 있을 때, 한국군이 일본 무력의 종속관계에 편입이 되어야만 가능하다는 속셈인 것이다.

첫 번째 항목 “한국군의 연합(미군과)방위 주도 능력” 이것은 말이 아니고 ‘말 같은’ 얼버무림인 것이다. 미국의 평가여하에 속수무책으로 목을 내어 준 항목인 것이다. 평가자의 자의적 판단, 엿장수 마음대로 인 것이다. 강자가 약자를 강압으로 속이고 인간이 원숭이를 조롱하듯 한국을 업신여기고 마음껏 갑질 행세를 한 것이다.

세상에 이런 불평등합의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아무리 종주국과 예속국간의 합의 사항이라고 하지만 이런 치욕적인 우롱으로 일관한 국가간의 합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명색이 주둔군 사령관이라는 자가 주둔국 언론사 기자들에게 아니 주둔국 국민들을 향해서 이런 말도 거침없이 뱉어냈다.
지난 달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에 선보인 ICBM과 전차 등 신형무기들이 실제가 아니고 ‘형상만 변형시킨’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신형 무기란 것이 진짜인지, 성능을 개량하지 않고 새것처럼 외형만 바꾼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미국인들이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거짓거래를 하고 국제간 신의를 망각하고 앞벽 치고 뒷골 빼가는 사기 외교를 다반사로 아는 경향이 있어서, 행여 북한도 자기들처럼 남을 속이는 털난 양심의 소유자로 아는 모양이었다.

년전(年前)에 처음으로 북의 ICBM이 등장했을 때에도 유치원 아이들 수준의 헛소문이 떠돌았었다. 두꺼운 종이로 유도탄 모형을 만들어 가짜로 열병식에 선을 보였을 것이란 허무맹랑한 악선전이었다.

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국격 무시인 것이다.
이야말로 한국 국민을 어떻게 보고 이따위 망발을 늘어놓는 것인가. 유치원생도 웃을 일이고 초등학교 2학년만 되어도 이런 망발에 속아 넘어 갈 우리 국민이 아니다.
이 따위로 미국이 한국을 대하기 때문에 요즘 여기저기서 ‘미국 물러가라’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우리를 대하는 미국의 시각이 틀려먹은 것이다. 아직도 우리를 속임수의 대상, 우롱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밟으면 밟을수록 쭈그려들고 총을 빼들고 협박을 하면 무서워서 슬슬기는 족속으로만 알고 있는 것이다.

1884년 김옥균 서재필 등의 개화당이 청나라로부터의 자주독립 속방 속국 정책에 반대하여 무력혁명(갑신정변)을 일으켰다.
이를 진압하기위해 청나라에선 조선 주둔 청군대장 위안스카이(원세개)를 앞세워 1천5백명의 병력으로 김옥균의 혁명군을 제압했다.
이때 위안스카이의 나이가 25세였다.
위안스카이의 위세는 대단했다.
조선의 병권을 한손에 움켜쥐고 허약하기 이를데 없는 조선조정의 국정전반에 걸쳐 무소불위의 칼을 휘둘러 댔다.
조선국왕의 존재는 안중에도 없었다.
이에 앞서 임오군란 때는 국왕의 아버지인 대원군을 납치 청국에 압송 유폐시켜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조선주둔 청나라 군대의 횡포 패악 또한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역사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 역사다.
용산주둔 미 8군 사령관의 망발에서 왜 하필이면 이런 치욕의 역사가 떠오르는 것일까.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역사의 윤회, 왜 꼭 이런 역사의 저주가 우리 땅에서만 되풀이 되는 것일까.
언제쯤 우리 땅에서 외국군대가 물러가고 진정한 자주 독립 평화통일시대가 열릴 수 있을 것인가.■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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