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대, 양심을 지키는 신념의 상징

대나무는 양심을 지키는 신념의 상징이다.
모진 비바람에 흔들리고 휘어지지만, 결코 꺽이지 않으며 사철 푸른 생태를 반영한 것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그림을 풍죽도(風竹圖)라고 한다.

이 그림은 풍죽을 잘 그린 탄은 이정의 작품을 참조한 것이다.
참고로 세종의 현손(증손자의 손자)인 이정은 임진왜란에 참전하여 용감하게 싸웠다. 전투 중에 왜적에게 칼을 맞아 오른손을 못 쓰자 왼손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전한다.

이정의 그림은 오만원권 화폐에 들어가 있다.
창끝처럼 표현된 어몽룡의 매화 그림 뒤편에 흐릿하게 새겨져 있다.
이정의 대나무 그림은 임진왜란과 무관하지 않다. 대나무는 선비의 신념이 투영된 상징이다. 이정은 왜적에 의해 나라가 초토화되고 수많은 백성들이 목숨을 잃은 전쟁을 겪었다.
또한 심한 부상을 당했다.
이런 경험과 정서가 그림에 투영되는 것은 당연하다.

대나무를 흔드는 거센 바람은, 내면적으로는 두려움과 허약한 마음과 타협하지 않는 강인함을 뜻하며 외면적으로 왜국이었을 것이다.
반일(?) 지폐라고 우겨도 될 만한 근거는 충분하다.

대나무는 보통 달(月)이나 참새와 함께 그리기도 한다.
둥근달은 깊은 밤, 부정적인 요소의 상징이다.
죽월도(竹月圖)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흙같은 어둠과 절망 속에서도 양심을 지킨다는 의미이다.

참새의 상징은 기쁨이다.
일설에는 한자어로 작(雀)이 기쁘다는 의미의 글자와 발음이 비슷한 데서 연유를 찾는다.
직관적으로는, 참새떼가 시끄럽게 지저귀는 소리가 마치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란다.

아무튼 죽월도가 비장하다면, 대나무와 참새의 결합은 긍정적이다.
시련 속에서도 꺽이지 않는 신념을 지키는 일, 양심을 지키는 일은 내면의 기쁨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양심을 버리면 사회적으로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죽은 자가 활개 치면 세상은 혼탁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양심을 지키면, 많은 사람들의 삶이 윤택하고 깨끗해진다.
어찌 즐겁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글 심규섭

출처:세계인의 꿈, 민족의 자부심 우리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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