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금지에도 규모-방식 조정해 대회 성사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서울 보신각 앞에서 민주노총 8.15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약 2천여 명의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21기 중앙통일선봉대는 이날 대회에서 자주와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요구를 외쳤다. ⓒ 송승현 기자
남북합의 이행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한미워킹그룹 해체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서울 도심 한복판을 울렸다. 8월 15일 오후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815 노동자대회에는 약 2천여 명의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중앙통일선봉대가 모여 자주와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한 목소리로 전달했다.
민주노총은 당초 안국역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 형태로 815 노동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정부당국과 서울시의 방역강화 조치, 집회장소 인근의 원천 봉쇄로 기자회견과 현수막 게시, 선전전 등으로 대회의 장소와 형태를 조정해 진행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자주’의 확립을 강조했다. 김재하 비대위원장은 “미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주한 미군, 한미워킹 그룹, 세균전 부대, 사드 등을 배치하고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강행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권은 우리에게 일방적 고통만을 강요하는 한미동맹의 손을 뿌리치고 우리 민족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의 역할과 책임도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민주노총의 하반기 핵심 투쟁 과제로 제기된 전태일 3법 제정 운동의 필요를 제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노동자들은 휴직, 폐업, 해고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어 고통을 전담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고 노동자들이 해고당하지 않도록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8월 내내 815 노동자대회와 민족자주대회의 성사를 위해 전국을 누비며 활동한 중앙통일선봉대는 평택미군기지 앞 투쟁과 미대사관 항의방문 투쟁 등 한미관계에서 자주성을 되찾기 위한 투쟁을 벌여왔다. 중앙통일선봉대 대장인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끊임없이 분쟁과 전쟁을 필요로 한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한미워킹그룹을 만들어 진전된 남북관계를 사사건건 간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희영 중통대장은 이어 “미국은 급기야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벌여 이 땅에서 평화를 멀어지게 하고 일촉즉발의 전쟁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변희영 중통대장은 “중통대는 현장으로 돌아가서도 자주와 통일을 위한 현장 실천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격려사에 나선 이창복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의장은 남북합의 이행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다. 이창복 상임의장은 “얼마전 발표한 국방백서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안보를 지키겠다며 5년 간 300조 원의 국방비를 들이려 하거 있다”면서 “무기는 안보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상임의장은 이어 “평화란 8천만 명의 우리민족이 함께 의지를 모아 통일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때만 찾을 수 있는 것”이라 지적하며 “민주노총의 노동자들이 평화와 통일을 위한 투쟁을 앞장서 이끌어달라”고 주문했다.
815 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은 ‘노동자대회 민족자주 선언문’을 통해 “자주와 통일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노동자에게 있음”을 선언하며 한미워킹그룹 해체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노동존중, 차별철폐, 적폐세력과 그 제도를 완전히 청산하기 위한 투쟁”, “차별과 배제를 단호히 거부하며 자주평화, 평등세상을 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했다.
815 노동자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오후 4시부터 종로구 대학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민족자주대회에 결합한다. 당초 서울 경운동 특설무대에서 2,000명 규모의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여 규모를 조정하여 대표자 중심의 행사로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