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조선로동당 제4차대회 – 대안의 사업체계와 경제·국방 병진 노선
6·70년대 북한(조선) 경제가 이남보다 훨씬 앞섰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 이유를 북한(조선)의 ‘우리식 사회주의’에서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당시 자본주의 국가 우두머리인 미국은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 앙갚음이라도 하듯 군사도발과 대북 봉쇄를 강화했고, 소련과 중국은 수정주의를 둘러싼 분쟁으로 북한(조선)을 지원할 여력이 없었다.
이런 최악의 조건에서 북한(조선) 경제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바로 당대회에 있다.
승리자의 대회
자립적 민족경제건설을 향한 천리마운동의 불길 속에서 조선로동당은 제4차대회(1961년 9월 11~18일)를 ‘사회주의 기초건설을 완수한 승리자의 대회’로 개최했다.
1960년대를 관통한 제4차대회는 ▲사회주의 공업국가 건설(사회주의 공업화가 실현되어 자립적이며 현대적인 공업과 함께 농업을 포함한 인민경제 모든 부문이 현대적 기술로 장비된 경제를 가지고 있는 나라) ▲인민경제발전 7개년 계획 ▲ 이남 혁명의 성격과 임무 ▲청산리정신, 청산리방법의 일반화를 통해 당사업을 철저히 사람과의 사업으로 전환함으로써 제국주의자들과 기회주의자들에게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
대안의 사업체계
김일성 주석이 1961년 10여 일에 걸쳐 대안전기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노동자들의 합숙과 식당, 가정까지 일일이 돌아본 후 공장 당 및 행정 일군들의 협의회를 소집해, 새로운 공업관리체계를 수립했다.
▲ 대안전기공장을 현지지도하는 김일성 주석 [1961.12.06.]
대안의 사업체계란? ▲지금까지 지배인에게 다 맡겨졌던 계획‧기술‧생산 지도를 지배인‧기사장‧당책임비서를 주축으로 한 당위원회의 집체적 지도로 전환하며 ▲정치사업을 앞세우고 생산자대중을 발동하여 제기된 경제 과업을 수행하며 ▲위가 아래를 책임적으로 도와주며 ▲경제를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관리 운영하는 새로운 공업관리체계를 말한다.
대안의 사업체계는 농업에도 적용되었다. 농업성을 농업위원회로 개편하고, 군협동농장 경영위원회를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농업지도체계를 수립했다.
▲서울류경수땅크사단을 현지지도 하는 김일성 주석, 옆에 대학에 입학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1960.8.25]
경제·국방 병진 노선
62년 쿠바 위기와 베트남전쟁의 확전에 이어 미국은 일본 군국주의자들을 재무장시켰다. 특히 1958년 확인된 주한미군의 전술핵 무장은 북(조선)이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조선로동당은 1962년 제5차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방침을 채택했다.
경제·국방 병진 노선은? ‘한손에는 총을, 다른 한손에는 낫과 마치를!’을 구호로 사회주의 공업화 실현과 나라의 방위력 강화 그 어느 하나도 약화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밀고 나가는 전략이다.
이 시기 북(조선)은 ‘4대 군사노선’으로 전군의 간부화, 현대화, 전민의 무장화, 전국의 요새화했다.
반제반봉건 민주주의 혁명
제4차대회에서 이남 혁명의 성격을 반제반봉건 민주주의 혁명으로 규정하고, 이남 혁명 승리를 위해 광범한 군중 속에 깊이 뿌리박은 노동자, 농민의 독자적인 당을 건설하고, 모든 애국적 역량을 망라하는 반미구국통일전선 구축을 주문했다.
특히 4.19혁명이 일어났지만 5.16쿠데타로 무산되자, 1964년 발표한 김일성 주석의 노작 ‘조국통일 위업을 실현하기 위하여 혁명역량을 백방으로 강화하자’에서 이남 혁명의 역량 편성 방안을 새롭게 제안했다.
전국적 범위에서 반제반봉건 민주주의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이남 혁명은 ▲이남 민중 자신이 해야 한다. ▲혁명의 주력군을 튼튼히 꾸려야 한다. ▲각계각층 군중을 통일전선에 묶어 세워야 한다. ▲반혁명 역량 약화, 특히 적군 와해사업에 힘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정세와 우리 당의 과업
1966년 10월 조선로동당 대표자회에서 보고된 ‘현 정세와 우리 당의 과업’에서 ▲세계혁명의 기본전략, ▲기회주의를 반대하는 데서 투쟁하면서 단결하고 단결하면서 투쟁할 데 대한 방침, ▲국제공산주의운동에서 반제공동행동과 반제통일전선을 이룩하는 것의 중요성, ▲국제공산주의운동의 참된 통일단결을 보장할 수 있는 방도 ▲사회주의 혁명대오를 튼튼히 꾸리기 위한 인민대중의 정치사상적통일과 계급투쟁의 결합문제, ▲온 사회를 혁명화, 로동계급화할 데 대한 독창적인 사상이 제시되었다.
이밖에 1964년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사회주의 농촌문제에 관한 테제’를 통해 ▲농업 생산력을 고도로 발전시키고, ▲농민들의 생활을 넉넉하게 하며, ▲착취사회가 남겨놓은 농촌의 낙후성을 없애고, ▲도시와 농촌간의 차이를 점차 없애나갔다.
▲황해제철소를 현지지도하는 김일성 주석 [1966.5.3]
이 기간 근로단체, 농민단체, 청년동맹, 여성동맹 등에 대한 지도 사업을 통해 조선로동당은 자력갱생이 혁명전통으로, 수령-당-대중의 일심단결이 혁명의 최대 무기로 자리 잡았다.
[기획연재] 조선로동당 대회
조선로동당의 당대회는 우리의 총선과 대선을 합친 것에 비교된다.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국정을 평가하고 새로운 계획을 수립한다는 점도 그렇지만 전 국민적 참여와 의사가 집중된다는 것도 같다. 때문에 조선로동당 대회를 알아야 북한(조선)이 제대로 보인다. [편집자]
(1) 창당과 제2차대회 – 북조선공산당과 조선로동당
(2) 제3차대회 – 천리마운동과 청산리방법
(3) 제4차대회 – 대안의 사업체계와 경제·국방 병진 노선
(4) 제5차대회 – 사상·기술·문화 혁명과 주체사상
(5) 제6차대회 –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후계자 승계
(6) 당대회가 없던 36년 – 북미 핵공방과 선군정치
(7) 제7차대회 – 일심단결, 정면돌파, 자력갱생
(8) ‘80일 전투’와 제8차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