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교사 이금주의 따끈따끈한 북한이야기(6)

평양 거리 명물, 길거리 카페 ‘빙수’ 8월 1일. 북녘땅에서 맞은 둘째날 오후다. 대동강 변 아침 산책, 보통강호텔 고려링크에서의 인터넷 연결, 평양교원대와 김일성대학 방문. 오전 7시 30분부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어느새 4시가 다 되어간다. 고려호텔에서 먹은 냉면은 이미 뱃속에서 꺼진 지 오래다. 출출하다. 점심으로 먹었던 담백하고 깔끔한 평양냉면의 식감이 아직도 입안에 남아 있다.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단연코 여행지의 먹거리다. 냉면을 유난히 좋아하는 나. 평양 여러 곳의 냉면 전문식당의 냉면을 골고루 맛보고자 했다. 냉면으로 남에서도 유명한 옥류관은 이미 다른 날로 예약이 되어 있다. 그래서 오늘 점심은 동선을 고려해 고려호텔에서 냉면을 먹었다. 서울보다 위도가 조금 높은 평양도 한여름의 폭염을 피해갈 수 없다. 어젯밤 보통문거리 식당에서도 평양시민들이 고기와 냉면을 즐기는 모습을 보았다. 한여름 시원한 냉면은 남이나 북이나 대중에게 인기 있는 음식이다. 안내원에게 평양에서 냉면을 제일 잘 하는 식당 세 곳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는 평양의 3대 냉면 식당으로 옥류관, 청류관, 고려호텔 식당을 꼽았다. 이 3대 냉면집을 평양방문 기간 중 다 섭렵하였다. 다음 기회에 평양냉면 맛집을 다루면서, 옥류관, 청류관과 함께 오늘 먹은 고려호텔 냉면에 대해 소개하겠다. 우리의 평화 자동차는 다음 여정인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으로 달려간다. 이제 북녘땅에 온 지 만 하루가 지났다. 여전히 평양 거리의 풍경, 평양시민의 일상 하나하나가 새롭고 경이롭다. 버스, 전차, 트럭, 택시, 승용차가 섞여 도로 위를 달린다. 구간에 따라 지역에 따라 도로에 차가 붐비기도 하고 조금은 한산하기도 하다. 평양의 도심 도로 평양 도심의 전차 차창 너머로 흰색 상의와 검은색 치마를 입은 단발머리의 여학생들이 보인다. 8월의 태양 아래 종일 달구어진 보도블록 위를 걷고 있다. 흰색 챙모자를 살짝 얹어 쓴 여학생들의 얼굴이 여름의 열기에 발갛다. 챙모자로는 한여름의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흰색 양말에 굽이 낮은 샌들과 운동화를 신고 있다. 앳된 모습이 고등학생으로 보인다. 백팩을 메고 하교하는 모양이다. 멋스러운 체크무늬의 원피스를 입은 20대 여성이 양산을 받쳐 들고 뒤를 따른다. 양산을 쓴 일군의 다른 여인들도 보인다.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평양시민의 거리 모습이다. 평양거리-인도를 걷고 있는 여고생 살아 숨 쉬는 평양의 모습을 거리 여기저기서 마주한다. 그중 새로운 발견은 ‘청량음료’, ‘빙수’라는 간판이다. 거리 이곳저곳에서, 거의 20m 간격으로 청량음료와 빙수 매대를 보았다. 오늘 아침 대동강 변에서도 여러 곳 보았는데… 흠… 저것이 무엇일까? 호기심이 발동하였다. 평양거리 청량음료 매대 우리의 평화자동차는 아파트가 즐비한 동네를 지난다. 시민들이 옥외 테이블에 앉아서 무언가를 먹고 있다. 그리고 ‘빙수’라는 간판과 매대가 보였다. 아, 여기도 빙수네! 마침 그 앞에 차를 세웠다. 안내원이 근처 사무실에서 안경을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리 선생님, 죄송하지만 5분만 차 안에서 기다려주시라요.” 더우니 나와 있지 말고 시원한 차 안에서 기다리라고 당부한다. 이제 만 하루가 지나,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고 조심스럽다. 안내원의 당부에 따라 얌전히 차 안에 앉아서 차창 밖 빙수 매대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매대 안에 하얀 얼음이 수북이 쌓인 그릇이 보인다. 사람들이 둘러앉은 테이블에는 작은 숟가락이 유리그릇에서 입으로 빙수를 분주히 나른다.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 빙수를 먹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입이 즐겁다. 표정에는 시원함과 만족감이 역력하다. 빙수를 만드는 여성 봉사원의 모습이 보인다. 매대 앞에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시민들도 보인다. 이 모든 장면이 나의 호기심을 계속 자극하고 있다. 그사이 나는 전 세계 평화운동가들이 들어와 있는 ‘평양 카톡 라이브방’에 접속해 나의 새로운 발견을 전했다. 평양 ‘빙수’ 매대! 평양시민의 거리 카페인 빙수 매대의 사진을 여러 장 찍어 전송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나는 기필코 저 빙수를 먹어야겠다고.” 안내원이 돌아왔다. 평양 거리카페 – 빙수매대 빙수를 만들고…

재미동포 교사 이금주의 따끈따끈한 북한이야기(5)

재미동포 교사 이금주의 따끈따끈한 북한이야기(5) 미래의 꿈을 심는 평양교원대 인터넷이 성공적으로 연결된 뒤, 우리의 평화자동차는 평양교원대학으로 출발했다. 평양교원대학교. 우리의 교육대학에 해당하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이다. 차로 이동하는 사이 세계 각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재미동포 교사 이금주의 따끈따끈한 북한이야기(4)

보스턴의 가을이 무르익어간다. 새 학교에 적응하는라 분주한 가을을 보내고 있다. 낯선 새 학교. 그래도 따뜻하고 친절한 학교 분위기가 좋다. 다양성이 발산하는 매력도 넘친다. 전세계 50여개 나라 출신의 학생과 교사로 이루어진 학교다. 그냥 보기에는 백인이 대다수이고 동양인, 흑인이…

재미동포 교사 이금주의 따끈따끈한 북이야기(3)

재미동포 교사 이금주의 따끈따끈한 북이야기(3)   보스턴의 여름은 짧다. 6~7개월의 기나긴 겨울을 견뎌내고 두 달 남짓 잠깐 즐길 수 있는 여름. 이제 그 여름이 저물고 있다. 9월의 첫날이다. 어느새 성큼 가을이 찿아온 듯하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북 어디에도 벚꽃은 없다 <방북기>

양강도 호텔 정원 뒤편의 살구나무꽃. ⓒEdward S. Lee 재미동포 에드워드 리(Edward S. Lee)께서 2016년 4월 평양에서 열린 만경대상 국제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후 방북기를 남겼습니다. 주권방송이 저자의 동의를 얻어 한글로 번역해 연재하였습니다. 통일은 서로 잘 알아야…

재미동포 교사 이금주의 따끈따끈한 방북 이야기(1)

평화를 향해 날아가는 비행기 평화에 대한 열망이 나를 평양으로 보냈다. 보스턴-서울-심양-평양. 평화를 향해 날아가는 비행기는 한반도 땅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보스턴에서 서울과 심양을 거쳐 나를 평양으로 실어 날랐다. 머나먼 여정이었다. 어쩌면 물리적 거리보다 더 먼 것은 정서적 거리일 것이다. 대한민국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라 30대 후반에 미국으로 이주해 살아 온 나. 이제 곧 발을 내딛을 전혀 새로운 세계. 안전에 대한 신뢰는 있다. 하지만 나의 가슴은 콩당콩당 뛰기 시작했다. 몇분 후면 곧 해외동포들의 평화에 대한 열망을 전할 멀고도 가까운 북한의 수도, 평양에 도착한다. 아주 특별한 이번 여행의 시작 무렵, 긴장감과 설레임이 교차되었던 나의 감정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감동과 희망으로 바뀌었다. 이제 꿈결같은 여행을 마치고 부모님이 계시는 휴전선 이남의 땅으로 돌아간다. 서울에서 평양. 육로로 3시간 가는 거리를 중국을 경유해 비행기를 갈아타고 9시간 걸려 돌아간다. 평화협정이 맺어져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날, 기차로 평양을 부모님을 모시고 남편, 아이와 함께 올 날을 상상해 본다. 이주일 전이었다. 중국 심양에서 고려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 고운 여승무원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손짐을 올리는데 친절하게 도와주었다. 가방을 올리다가 놓칠뻔 해 승무원의 몸에 살짝 가방이 닿았다. “죄송합니다” 승무원에게 사과했다. “일 없습니다” 라고 승무원이 대답했다.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는데, 몇번 듣다보니 맥락상 “괜찮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북한식 표현을 비행기에서 하나 배웠다. 아직도 어여쁜 승무원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햄버거가 기내식으로 나왔다. 먹방에 대한 촬영병이 도져, 승무원에게 햄버거 사진 찍어도 되는지 물었다. “안 됩니다”라고 단호히 사진촬영 금지임을 말한다.  이유는 묻지 않았다. “이유가 있겠지” 속으로 생각했다. 로마에서는 로마의 법을 따르라. 이 곳의 규칙을 존중하고 따르면 된다. 비행기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분단된 조국의 다른 한편에 첫 발을 내딛으며 나의 가슴은 떨렸다. 잘 알려지지 않는 세계에서 이제 7박8일을 지내게  된다. 설레임과 긴장감이 교차되는 묘한 감정이다.. 드디어 평양이다. 내가 평양에 왔다. 평양으로 향하는 고려항공 비행기가 심양공항에서 준비를 마치고 있다.   내가 처음 만난 평양 입국심사다. 20대 후반의 남성심사관이었다. 둥근 얼굴에 부드러운 인상이다.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반긴다. 내 정보를 보고 재미동포 선생님이라고 나를 칭한다. 내가 하는 평화운동에 대해 관심이 많다. 어떤 활동을 하는지 이것 저것 묻는다. 호의에 가득한 관심이 역력하다.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묻는다. 인민들이 그를 좋아하고 존경하는지를 묻는다. 솔직히 대답했다. 내 생각은 어떤지 묻는다. 다른 정책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한반도 평화에 관해 처음으로 북과 대화한 대통령이고 그의 그런 외교적 노력은 좋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대화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북미관계, 미국내의 여론, 나의 평화운동으로 이어졌다. 20분 정도대화한 것 같다. 이미 다른 줄의 입국심사는 다 완료. 친절한 정세 토론을 마치고 입국심사가 끝났다. 세관을 통과하자 두명의 남성, 안내원과 기사가 나를 반갑게 맞는다.   평양국제공항에서 평양도심으로 가는 길   평양에 도착하자 마자 공항에서부터 따뜻한 환대와 친절을 체험했다. 이런 따뜻함은 나의 긴장감을…